국민연금은 같은 보험료를 냈더라도, 언제부터 받느냐에 따라 매달 들어오는 금액이 달라지는 제도입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을 5년 늦췄더니 매달 36만 원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다만 이 숫자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결과는 아닙니다. 연금을 늦추는 선택이 어떤 구조에서 만들어지는지부터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금 수령 나이는 고정돼 있지만 선택지는 남아 있다
국민연금 수령 나이는 출생 연도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50년대 중후반 출생자는 만 61세부터, 이후 출생자는 점차 늦어져 1969년생 이후부터는 만 65세부터 연금 수급이 가능합니다.
이 나이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시점일 뿐입니다. 수급권이 발생한 이후에도 본인의 선택에 따라 수령 시점을 늦출 수 있고, 이때 적용되는 제도가 바로 연기연금입니다.
연기연금은 어떻게 연금액을 늘리는가
연기연금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시점이 되었음에도 신청을 미루는 대신, 이후에 받을 연금액을 늘려주는 구조입니다.
국민연금 제도상 연금을 1년 연기할 때마다 연금액은 약 7.2퍼센트씩 증가합니다. 이 증가율은 단순 합산이 아니라 누적 적용됩니다.
그래서 최대 5년을 모두 연기하면 연금액은 최대 약 36퍼센트까지 늘어납니다.
“매달 36만 원 증가”는 어떤 조건에서 나오는 말일까
자주 언급되는 “5년 늦추면 매달 36만 원이 늘어난다”는 설명은 정상 수령액이 월 100만 원인 경우를 가정한 계산입니다.
- 정상 수령 시 월 100만 원
- 5년 연기 시 약 136만 원
이 차이가 약 36만 원이기 때문에, 연기연금 효과를 설명할 때 이 숫자가 반복해서 사용됩니다.
다만 이 수치는 예시일 뿐이며, 기본 연금액이 얼마인지에 따라 증가 금액도 함께 달라집니다.
연기연금이 잘 맞는 경우는 따로 있다
연기연금은 누구에게나 유리한 선택은 아닙니다. 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춘 경우에 현실적인 대안이 됩니다.
- 연금을 받지 않아도 일정 기간 생활이 가능한 경우
- 퇴직 후에도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이어지는 경우
-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등 다른 노후 자금이 충분한 경우
- 장기적인 노후 현금 흐름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연금을 늦춰 평생 수령액을 키우는 전략이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중해야 할 경우도 분명하다
연기연금에는 명확한 전제가 있습니다. 연금을 늦춘 기간 동안에는 연금 수입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 연금을 연기한 5년 동안의 생활비 마련 계획이 없는 경우
- 은퇴 직후부터 연금이 핵심 생활비인 구조
- 건강 상태나 기대 수명이 불확실한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연금액 증가 효과보다 연금을 받지 못하는 공백 기간의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연기연금은 오래 살수록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예상보다 수명이 짧아질 경우에는 오히려 정상 수령이 총 수령액 면에서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언제 받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
국민연금은 단순히 “많이 받는가”보다 언제부터 안정적으로 받느냐가 더 중요한 제도입니다.
연금을 늦춰도 생활에 무리가 없고 장기적인 노후 소득을 중시한다면 연기연금은 검토할 만한 선택입니다.
반대로 은퇴 이후 바로 연금이 필요하다면 정해진 수령 시점에 맞춰 받는 것이 현실적인 부담을 줄이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연기연금을 선택하면 연금액은 분명히 늘어납니다. 5년을 모두 연기할 경우 증가 폭도 작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5년 동안의 생활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후의 노후가 얼마나 길게 이어질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국민연금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지만, 받는 방식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달라져야 하는 제도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나”가 아니라 “나는 언제부터 받는 것이 현실적인가”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