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DC형이나 IRP를 운용하다 보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규칙이 있습니다. 주식형 펀드나 ETF 같은 위험자산은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는 제한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적립금의 30%는 예금이나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으로 채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퇴직연금에서는 주식 비중을 최대 70%까지만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채권혼합형 ETF를 활용하면 전체 계좌의 실질적인 주식 비중을 약 85%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규정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 100% 편입이 가능한 상품 안에 주식이 일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의 70% 규칙은 무엇일까
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 IRP에서는 위험자산 투자에 제한이 있습니다.
주식형 펀드나 주식 비중이 높은 ETF 등은 원칙적으로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습니다.
| 구분 | 최대 편입 비중 |
|---|---|
| 일반 위험자산 | 70% |
| 원리금보장상품 | 100% 가능 |
| 일정 요건을 갖춘 투자위험 낮춘 상품 | 100% 가능 |
| 적격 TDF | 100% 가능 |
이 규정의 목적은 퇴직자산 전체를 주식에 투자했다가 은퇴 직전 큰 손실을 보는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퇴직연금은 일반 주식계좌와 달리 노후생활비로 사용할 자금이기 때문에 위험자산 비중에 별도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주식 비중을 85%까지 높일 수 있을까
핵심은 나머지 30%에 어떤 상품을 넣느냐입니다.
퇴직연금 투자자가 위험자산 한도인 70%를 주식형 ETF로 채웠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남은 30%를 전부 예금이나 채권에 넣는다면 실제 주식 비중은 그대로 70%입니다.
하지만 남은 30%에 주식과 채권을 절반씩 담은 채권혼합형 ETF를 넣으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30% 가운데 절반인 15%가 주식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 포트폴리오 | 계좌 비중 | 상품 내 주식 비중 | 실제 주식 노출 |
|---|---|---|---|
| 주식형 ETF | 70% | 100% | 70% |
| 채권혼합형 ETF | 30% | 약 50% | 약 15% |
| 전체 | 100% | 약 85% |
퇴직연금 규정상 위험자산 투자비중은 70%를 지키고 있지만 실제 포트폴리오 안에 들어 있는 주식의 비중은 약 85%가 되는 것입니다.
채권혼합형 ETF가 왜 30% 자리에 들어갈 수 있을까
퇴직연금에서는 단순히 상품 안에 주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위험자산으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을 채권 등에 투자해 투자위험을 낮춘 펀드는 적립금의 100%까지 편입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하면서 이러한 채권혼합형 펀드의 주식 편입 한도를 기존 40% 수준에서 50% 미만으로 확대했습니다.
이로 인해 채권 비중을 절반 이상 유지하면서 주식도 상당 부분 포함하는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될 수 있게 됐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런 상품을 흔히 ‘퇴직연금 안전자산 30%에 넣을 수 있는 ETF’라고 부릅니다.
다만 법적으로 모든 채권혼합형 ETF가 자동으로 해당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매수 화면에서 퇴직연금 100% 편입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금 30%와 채권혼합 ETF 30%는 차이가 크다
1억원의 퇴직연금 계좌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위험자산 한도까지 주식형 ETF를 투자하면 7,000만원이 주식에 들어갑니다.
남은 3,000만원을 예금으로 운용하면 주식 노출은 7,000만원에서 끝납니다.
반면 주식 비중이 약 50%인 채권혼합형 상품을 이용한다면 그 안에서 약 1,500만원이 추가로 주식에 투자됩니다.
| 1억원 계좌 | 예금 활용 | 채권혼합형 활용 |
|---|---|---|
| 일반 주식형 | 7,000만원 | 7,000만원 |
| 30% 영역의 주식 노출 | 0원 | 약 1,500만원 |
| 실질 주식 비중 | 70% | 약 85% |
같은 퇴직연금 계좌이고 똑같이 위험자산 70% 제한을 지켜도 실제 시장 상승과 하락에 노출되는 정도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안전자산이라는 표현은 정확할까
엄밀하게 말하면 주식이 절반 가까이 포함된 채권혼합형 상품을 예금과 같은 의미의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퇴직연금에서 흔히 사용하는 안전자산이라는 표현은 적립금의 100%까지 편입할 수 있는 운용방법을 편의상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금은 원금과 이자가 정해져 있는 원리금보장상품이지만 채권혼합형 ETF는 시장가격이 움직이는 실적배당상품입니다.
주가와 금리 변화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자산 30%에 담을 수 있다’는 말과 ‘원금손실이 없다’는 말은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이 구분을 하지 않으면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공격적인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주식 85%보다 더 높일 수도 있을까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적격 TDF입니다.
TDF는 Target Date Fund의 약자로 은퇴 예정 시점을 기준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상품입니다.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을 때는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비중을 늘리는 방식입니다.
일정한 분산투자와 위험관리 기준을 충족한 적격 TDF는 DC형과 IRP에서 전체 적립금의 100%까지 편입할 수 있습니다.
일부 장기형 적격 TDF는 주식 비중을 약 80% 수준까지 가져갑니다.
따라서 일반 주식형 상품을 70% 담고 남은 30%를 주식 비중 80%인 적격 TDF로 운용한다고 단순 계산하면 전체 주식 노출은 약 94%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 구성 | 실제 주식 노출 |
|---|---|
| 주식형 상품 70% | 70% |
| 주식 80%인 적격 TDF 30% | 24% |
| 합계 | 약 94% |
따라서 퇴직연금의 70% 규칙이 실제 주식 노출을 무조건 70%로 제한하는 것은 아닙니다.
TDF를 100% 담는 방법과는 무엇이 다를까
적격 TDF는 퇴직연금 자산 전체를 하나의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주식 비중이 현재 약 80%인 장기 TDF를 100% 보유한다면 실질 주식 노출은 약 80%가 됩니다.
반면 위험자산 70%를 일반 주식형 ETF로 채우고 나머지 30%에 적격 TDF를 사용하면 주식 노출도를 더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방식의 투자 성격은 상당히 다릅니다.
TDF 100%는 시간이 지나면서 운용사가 자동으로 주식 비중을 낮춥니다.
반면 주식형 ETF를 직접 70% 유지하는 전략은 투자자가 스스로 비중을 조절하지 않는 한 높은 주식 노출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두 방식의 위험 차이가 커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모든 DC형과 IRP에서 똑같이 가능한가
기본적인 위험자산 규정은 DC형과 IRP에 적용되지만 실제 투자 가능한 상품은 퇴직연금 사업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가 제공하는 퇴직연금 상품군이 서로 다르고 같은 ETF라도 특정 금융회사에서는 매매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ETF를 직접 사고 싶다면 사용하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해당 상품의 매매를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해당 상품이 퇴직연금에서 100% 편입 가능한 상품인지 아니면 위험자산 70% 한도를 사용하는 상품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상품명에 ‘채권혼합’이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30% 영역에 넣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DB형 퇴직연금도 내가 이렇게 투자할 수 있을까
일반 근로자가 자신의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하는 경우는 주로 DC형입니다.
DB형은 회사가 적립금을 운용하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 수준은 사전에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DB형 가입자가 자신의 퇴직연금 계좌에서 주식형 ETF와 채권혼합형 ETF를 직접 조합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 퇴직연금 | 운용 주체 |
|---|---|
| DB형 | 회사 |
| DC형 | 근로자 |
| IRP | 가입자 본인 |
퇴직연금에서 주식 비중을 85%로 구성한다는 이야기는 주로 근로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DC형과 개인형 IRP를 대상으로 합니다.
먼저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떤 유형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식 비중을 높이면 장기 수익률도 무조건 높아질까
장기간 투자에서는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예금이나 채권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지만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 비중이 85%라면 사실상 공격적인 주식형 포트폴리오와 비슷한 변동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증시가 크게 오를 때는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금융위기처럼 주식시장이 급락하면 퇴직연금 평가액도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특히 은퇴까지 203년 남은 사람이 같은 포트폴리오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 정도가 다릅니다.
은퇴가 가까운 가입자는 손실 이후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주식 비중을 최대한 높이는 것보다 자신의 은퇴 시점과 위험감수 수준을 기준으로 비중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전자산 30%를 어떻게 구성할지 중요한 이유
퇴직연금 운용에서는 위험자산 70%에 무엇을 넣을지만 고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포트폴리오의 위험도는 남은 30%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집니다.
예금을 넣으면 주식시장과의 연동성이 거의 없는 방어자산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국채나 채권형 상품을 활용하면 일정한 이자수익과 채권 가격 변화를 함께 가져갑니다.
채권혼합형 ETF를 사용하면 주식시장에 추가로 노출됩니다.
적격 TDF를 선택하면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퇴직연금의 30% 영역은 단순히 남는 돈을 넣는 공간이 아니라 전체 위험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퇴직연금 30% 안전자산 FAQ
퇴직연금에서 주식은 최대 70% 아닌가요?
DC형과 IRP에서 일반적인 위험자산은 적립금의 70%까지만 편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100% 편입이 허용되는 채권혼합형 펀드나 적격 TDF 내부에도 주식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주식 비중이 85%가 되나요?
70%를 주식형 상품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를 주식 비중 약 50%인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구성하면 전체 계좌의 실질 주식 노출이 약 85%가 됩니다.
채권혼합형 ETF는 원금이 보장되나요?
아닙니다. 실적배당상품이기 때문에 주식과 채권 가격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채권혼합형이면 모두 100% 투자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관련 기준을 충족해 퇴직연금에서 100% 편입 가능한 상품으로 분류돼야 합니다. 금융회사 매수 화면에서 해당 상품의 투자한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격 TDF는 왜 100% 투자할 수 있나요?
은퇴시점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 조정하고 분산투자와 위험관리 기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돼 퇴직연금 규정상 70% 투자한도의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주식 비중을 85%보다 더 높일 수도 있나요?
적격 TDF를 이용하면 상품 구성에 따라 실질적인 주식 노출이 이론적으로 90%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DB형에서도 직접 ETF를 골라 투자할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 DB형의 적립금은 회사가 운용합니다. 개인이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전략은 주로 DC형과 IRP에서 활용합니다.



퇴직연금에서 위험자산을 70%까지만 담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해서 실제 주식 비중도 반드시 70%에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퇴직연금에서 100% 편입할 수 있도록 인정된 채권혼합형 상품은 내부에 주식을 일정 부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위험자산 한도를 주식형 상품으로 채우고 남은 30%를 주식 비중 약 50%인 채권혼합형으로 구성하면 전체 계좌의 실제 주식 노출은 약 85%까지 높아집니다.
적격 TDF를 활용하면 그보다 더 높은 주식 노출도 가능합니다.
다만 100% 편입 가능한 상품이라는 표현을 원금이 안전한 상품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채권혼합형 ETF와 TDF 모두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수십 년 동안 운용하는 노후자산입니다. 주식 비중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보다 은퇴까지 남은 기간과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 실제 주식 노출을 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